제주도 도시계획조례 개정 불발의 의미는?

2023. 3. 9. 22:38카테고리 없음

최근 제주도가 지난해부터 추진해 왔던 도시계획조례개정안이 지난 3월 7일 부결되었습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제주도가 제출한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이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에서 부결된 것입니다. 이번 제주특별자치도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안은 지난 2022년 12월 제주도의회에 제출되었는데, 추진단계에서부터 많은 논란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이번 개정안에 표고 300m 이상 중산간 지역에 공동주택과 숙박시설 건축을 불허하는 내용과 대신에 하수처리구역 외 지역에 개인오수처리시설을 설치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되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 때문에 중산간 지역 주민과 건설업자들, 그리고 토지 소유주들이 크게 반발한 것입니다. 

 

지금 조례는 2017년 지하수 보전 명목으로 개정되었으며, 개인오수처리시설 설치를 제한하고, 의무적으로 공공하수도 연결을 규정하고 있으며, 하수처리구역 외 일부 지역에서만 개인오수처리시설을 허용하도록 규정되어 시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론 하수처리구역 지역 외라도 공공하수도 연결 관련해서 요청을 할 수도 있겠지만, 관련 부서에서는 하수처리시설 포화 등의 이유로 공공하수도 연결에 대한 허가를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게 되면 현행법으로는 건축행위도 당연히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래서 제주도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 공공하수도 연결이 되지 않더라도 2층 이하 150제곱미터 미만으로 건축행위가 가능하도록 개인오수처리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조례를 조정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렇게 개정이 되어 개인오수처리시설을 남발하고 건축행위가 마구잡이로 이루어진다면 또 다른 난개발의 문제와 오수처리시설 관리 부실로 인한 지하수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대립은 이번 도시계획조례 일부 개정안의 부결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제주도의회 상임위원회 송창권 위원장은 지금까지 "검토과정을 통해서 난개발 방지라는 개정 취지에도 불구하고 도민 공감대를 얻지 못해 추가적으로 다양한 의견 수렴과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었다"라고 밝혔으며, "300m 이상 지역에 대한 추가 규제는 사유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며, 이에 따라 이번 개정안을 부결했다"라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지금 제주도는 최근 10년 동안 난개발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최근 2~3년 코로나 19로 해외로 나가지 못하는 관광객들이 제주도로 몰리는 바람에 때아닌 호황기를 누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제주도는 넘쳐나는 쓰레기와 오수 처리 문제로 환경적으로 매우 큰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용암지대의 자연적인 특성으로 자동 정화시설을 갖춰 물 맛도 좋다고 알려졌던 지하수는 농축산 폐수와 농약들로 점점 식수로서의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으며, 그나마의 물도 부족해 여름철이면 중산간 위 쪽 동네에서는 단수도 심심치 않게 겪게 됩니다. 

 

해녀 삼춘들에게 해삼, 뿔소라, 전복 등 아낌없이 주었던 풍요로웠던 바닷가는 사막화가 진행이 되는 곳도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해양자원들은 점점 찾아보기 힘들어진다고 합니다. 결국, 이 풍요로웠던 제주도가 생존의 위협을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전락할 위기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와이에도 한 개인 공항이 지금 제주도에 두 번째 공항이 들어선다고 난리입니다. 실제로는 세 번째 공항입니다. 현 제주공항, 그리고 대한항공에서 파일럿을 교육시키기 위해 가시리에 만든 정석 비행장, 그리고 성산에 제주 제2공항까지 말입니다. 전 이 작은 제주도에 공항이 3개나 필요한 이유를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습니다. 제주도 전 지역의 균형발전이라는 명목을 걸고 있긴 한데, 공항이 들어온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까요? 성산일출봉과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오름들이 넘쳐나는 성산 지역인데도 그 장점조차 살리지 못하고 있는 지금 토목건설공사만 한다고 지역경제가 살아날까 모르겠습니다. 성산일출봉 봉 입구에 가보면 상가들이 항상 너무 조용합니다. 다들 일출봉만 올라갔다가 바로 다른 곳으로 이동을 하는 것이죠. 정말 균형적인 지역발전을 원한다면 이런 작은 문제부터 해결해 나가는 노력들이 필요할 텐데, 지금까지 그런 모습을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공항이 들어서고 스마트 시티가 들어서면, 과연 이 지역이 살아나는 것인가요? 저는 절대 그렇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물론 토지주와 지역주민들 개발되고 부동산 가격이 높아지면 좋겠지요. 그 맘 모르는 바 아닙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제주도 부동산가격은 그야말로 무서운 줄 모르고 상승했습니다. 그 정도면 되지 않을까요? 어떤 사람들은 속 모르는 소리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제주도의 진정한 가치는 태고의 아름다움을 가진 자연의 모습입니다. 개발이 아니라 보존이 되아야 지금의 자산 가치들이 더 높아질 거라 생각됩니다. 당장에 이익에 눈이 멀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자르는 것은 아닌가 걱정도 많이 됩니다.

 

제주도정에서는 더 늦기 전에, 전문적이고 제대로 된 생태전문가와 도시계획전문가와 함께 제주도 미래의 장기적인 발전 방안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