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5. 14. 22:50ㆍ카테고리 없음
오늘은 개인적인 이야기로 시작을 해 볼까 합니다.
금일 어떻게 제가 운영하고 있는 공인중개사 전화번호를 아셨는지 모르겠지만, 전화를 주신 한 분이 계셨습니다.
전화로 여쭙고 싶은 것이 있다며 요즘 해안가 도로에 바로 인접한 땅 값이 얼마냐고 물으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제주 동쪽과 동북쪽에 있는 일반적인 해안도로에 인접한 땅 가격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몹시 흥분하셔서 그 가격에 나오는 땅이 있다면 본인이 사겠다고 그러셨어요. 저는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제가 현재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가격들에 대한 평균치를 말씀드렸을 뿐인데, 이렇게 흥분하실 일인가 싶었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화도 좀 났고요. 너무 무례하셨기 때문에, 낮술을 하시고 전화하신 건 아닌가 하고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도 화가 좀 나긴 했지만, 그래도 최대한 그 분의 이야기를 더 들어드리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좀 이야기를 들어보니, 본인이 월정리 해변 바로 맞은편과 평대리 해변 맞은편에 대부분의 땅을 가지고 있는데, 가격이 너무 싸다로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렇다면, 진작에 그렇게 말씀 주시지 그러셨냐며, 정확한 지번을 말씀 주시면 살펴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제가 앞서 말씀드린 땅값은 월정, 평대리 해변 바로 맞은편이 아니라, 일반적인 구좌, 성산 인근 해안도로에 접한 땅 값을 말씀드렸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그 토지주분께서는 요즘 물정을 모른다는 둥, 영업을 못한다는 둥 그러시면서 흠을 잡으셨습니다. 물론 제가 모잘라서 그럴 수도 있고, 토지주와 저와의 눈높이가 틀릴 수도 있었겠지요. 그래도 그렇게 일면식도 없는 사람한테 함부로 하는 그분의 태도는 정말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는 동안에도 그분께서는 자기에게 누군가는 평대해변 맞은편, 월정리 맞은편 땅을 평당 1,500만 원에 사겠다고 그랬다며 역량이 안 되는 사람이라며 계속해서 제게 험담을 늘어놓으시고는 전화를 끊으셨습니다.
너무 황당하고, 화도 났지만 잠시 이 분이 왜 그러실까 하고 그 분 입장에서 생각해 보려 했습니다. 그분 입장이 이해가 되어야 저도 제 화를 누를 수 있었기도 했고요. 제 생각에는 1,500만 원에 땅값 매도의 의사를 받으셨다면 저는 지금 시기에는 좋은 조건에 파시는 것이라 판단이 되기도 했는데, 대체 왜 그러셨을까 싶었는데, 대체 왜 제게 그렇게 대낮부터 성질을 내셨을까 하고 이해해 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결론은 그 분의 기대치는 높은데, 요즘 제주 부동산 거래 경기가 안 좋다 보니, 화가 났던 차에 제가 좀 더 현실적으로 말씀드리니 욱 하셨던 거라는 생각이 가장 납득되었습니다.
가장 최근 월정리 해안가 토지 거래 실거래가를 살펴보니, 2021년 6월에 416평에 31억(평당 745만 원 정도)에 거래된 실거래 신고가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때가 그래도 제주 땅값이 가장 최고점에 있었을 때였는데 그 정도였고, 제가 알기론 평당 1,200만 원까지 내놓으신 분도 있었지만 실제로 거래가 되었는지는 확인이 되지 않습니다.
평대리 해변 맞은 편 땅을 살펴보면, 2022년 2월 79평에 3억 6,373만원(평당 460만원), 해안도로에서 한 필지 뒤에 있는 대지 144평이 5억 9천만원(평당 410만원)에 등록된 실거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구구절절하게 설명드리지 않더라도, 현재 제주 구좌읍 월정리 토지 매매가나, 평대리 토지 매매가는 위 기준으로 대충 가늠해 보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 정도 시세임에도 그렇게 좋은 제안을 받았다면 저는 당장 파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평당 1,500만원 준다고 하면 아무리 적어도 1.5배에서 2배 정도 받을 수 있는 금액인데 안 팔 이유가 없지요. 물론 정확한 지번을 말씀 주시지 않아서 얼마나 좋은 땅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부르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말입니다.
반대로 다운 계약서를 작성해 실거래 신고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부분에 대해서까지 고려해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제주시 쪽 월간 지가 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계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인 금리 인상과 정치적인, 경제적인 불안요소들 때문에 부동산 거래가 거의 없다는 부분도 주의해서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불황이던, 호황이던 간에 매도자와 매수자의 부동산 가격에 대한 온도차는 있어왔지만, 어느 쪽이 우위에 서는가에 따라서 어느 쪽으로 유리한 입장으로 흘러가는지 결정됩니다. 지금은 당연히 매수자 중심으로 가격 흥정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말 부터 지금까지 제게 연락 오시는 분들은 급하게 헐값에라도 땅을 처분해 달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즘은 토지 매매거래가 정말 쉽지 않습니다.
물론 저도 매도자의 입맛에 맞게 적당히 이야기해서 물건을 확보해 놓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최대한 영업적인 수식어나 과장을 하지 않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최대한 설명드리고 합리적인 거래를 하는 것이 저의 소소한 목표입니다. 앞으로 상식적인 분들과 더 많은 인연이 이어질 것이라 믿으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겠습니다.
여러분들도 신뢰가는 분들과 좋은 인연 만들어 가시기를 바라겠습니다.